사랑..그 오랜 쓸쓸한 일 - 배미애
새벽의 잔기침에 잠 설친 가지의 어린 숨결
앞 들에 캐온 냉이의 포옹에 하얗게 눈 뜨면
먼 산 부르다 그리움된 개울가 파르라니 앉는 봄
눈으로 하늘 가린다 보이지 않고
귀로 세상 닫는다 들리지 않아
봄이 오지 않고,사랑 오지 않는다면
처음부터 우리 사랑 몰랐을 것이다
새 한마리 가지 끝에 앉았다 가도
시냇물 허리로 남는 가슴 저편
발 아래 서는 풀의 울림에 잎새 준비 없이
홀연한 나무의 잔치로 벌어지는 그 봄
마음 있어도 혼자론 쉬이 웃음 그려 낼 길 없고
가슴 있어도 혼자론 쉬이 눈물 만들 길 없는
사랑..그 오랜 쓸쓸한 일 몰랐을 것이다
홍수지는 잎새에 놀라 젖가슴 토실하게 불리다 거짓이듯
어느 날 바람에 발갛게 터지는 꽃이 그 마음 어찌 아랴
잠시의 이별,그 오랜 아픔에 가슴 둘이었다면
처음부터 하늘 향해 온 몸 허공에 다 주고 피기에
질 때보다 필 때 더 아픈 저 벚꽃 나무 아래 흐르는
전율같은 그림자에 실려 한번쯤 잊고 살 수 있을 것을
봄이라면 그 밤 먼 별 앞세우고
눅눅한 향기에 다져지는 초승달에 조금씩 취하다
꽃이 되는 날 가장 고운 봄으로 꿈이듯 갈 수 있을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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