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겨울 주변 - 마종기
겨울은 맨 먼저
혼자 쓸쓸히
내 팔짱에 오고
조용히 바람 소리 내고
손바닥에 흘러내린다
내가 좋아하던 나그네는
벌써 빗장을 걸고
잠이 들었지.
때없이 허허로움은
늦저녁 긴 그림자 같다.
그림자 밟고 가는 구둣소리 같다.
용기가 없어도
오다가다 인사를 하자.
본적도 주소도 같은 시내에서
고개를 들면
나는 추위에
몸을 살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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