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류화가가 있었습니다.
그녀는 어느 정도의 명성도 구축하고 있었고,
인지도도 높은 화가였습니다.
마침내 꿈에 그리던 개인전을 열었습니다.
많은 초대장을 여기저기에 보냈고,
그녀의 전시안내 포스터도 유명한 게시판에 붙어지게 되었죠.
그녀의 개인전을 보려고 수 많은 사람들이 화랑을 찾았습니다.
당연히 각계 매스컴의 보도진들과 비평가들도 초대 되었습니다.
그녀 스스로도 이제까지와는 볼 수 없었던 마음 흡족한
충만감이 넘치는 작품들이었기에,그녀는 그녀에 대한 평가가 궁금해졌습니다.
다음날 신문에 어느 비평가가 쓴 그녀의 작품론이 거론되어 실렸습니다.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그녀의 작품엔 깊이가 없다' 였습니다.
그녀는 그 글중 한대목을 그대로 마음 판에 새기어 넣었습니다.
'내게 깊이가 없다니...'
'난 깊이가 없었구나'
많은 사람들의 입에서 그런말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그녀에겐 깊이가 없어"
뉴스의 문화면, 각종 저널지에도
그녀에겐 깊이가 없을 따름이라고 실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녀는 급기야는 식음을 전폐하고 깊이가 없다는 괴로움으로 ...
자포자기한 생활을 연류했고,
그러기를 몇년.....
어느날 홀연히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자신의 깊이가 없는 괴롬으로 인하여.........
다음날 신문에 사후작가에 대한 작품의 중요성이 거론되면서 한구석에
일전에 그녀에 대한 기사를 썼던 그 비평가의 평이 또 등장했습니다.
'아까운 여류화가를 우리는 잃어버렸다..
그녀의 작품엔 너무나도 풍성한 깊음이 깃들어있었다..
우린 그깊이를 더 이상 볼수 없다...'
깊이에의 강요 / Patrick Susk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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