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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ing Cello - Ralf Bach

Music

by 그림마을 2008. 2. 28.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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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참나무들의 군락을 가로질러 갈 때
옛사람 생각이 났다 나무들은 무엇인가를 보여주려고
자꾸 몸을 뒤지고는 하였지만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길쭉하거나 둥근 낙엽들의 기억에 관한 것밖에는 없다

나는 내가 아는 풀꽃들을 떠올린다
천천히 외워보는 지난 여름의 그 이름들은 그러나
피어서 아름다운 순간들에만 해당한다

가끔 두고 온 집을 돌아보기도 하지만
한때의 정처들 어느덧 숲이 되어가는 폐가들
일찍 찾아온 저녁의 기운에 낙엽 하나가
잔 햇살을 보여주기도 감추기도 하며 떨어진다

사람들은 그 규칙을 궁금해하지만 지금은
낙하의 유연함을 관람하기로 하는 때 그리하여
나는 끝없이 갈라진 나뭇가지의 몸들을 만지며
내가 걸어가는 11월의 숲이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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