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 크리스마스를 그리며 / 고은영
건널목 가로등 밑에서 올려다보는 빛의 출구에
나풀거리는 눈꽃들이 깃털처럼 뺨에 젖어들고
갓 구어 낸 붕어빵을 가슴에 안고
어린 아이처럼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그린다
그 아늑한 동화의 먼 세상
점점 깊어지는 새벽의 냉기 속을
경찰차가 지나고 있다
그 뒤를 제설차가 뒤 따르고
택시가 지나고 흰색 승용차가 지나고
114번 버스가 뒤뚱거리며 달려오고 있다
저 버스의 승객들도
슬픔과 기쁨이 교차하는 하루치 무량한 감회를 안고
눈 내리는 정거장에서
부황든 슬픔의 여정을 내려놓고 싶은
축복의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꿈꾸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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